무엇을 대화의 주제로 선정해야 할까?
상대와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고민을 하는데요. 그중 가장 큰 고민은 바로 대화 주제에 대한 고민입니다. 저는 상대와 대화를 나누다가 잠시 대화가 끊기거나 주제를 바꾸어야 할 때,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나? 참 당혹스러운 경우가 많은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대화를 할 때, 주로 무엇을 대화 주제로 선정하십니까? 이와 관련해서 오늘은 ‘무엇을 대화 주제로 선정해야 할까?’를 주제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대화의 주제는 상대에게 익숙한 것을 선정하라!
누구와 대화하든 대화의 즐거움을 결정하는데, 대화의 주제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대화 주제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데요. 이럴 때는 상대에게 익숙한 주제를 선정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사람은 본래 자신이 모르는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새로움보다, 이미 아는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익숙함을 더 즐겁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내게는 너무나도 생생한 해외여행, 그 즐거움이 왜 상대에게는 전해지지 않을까?
심리학에 Nobelty Penalty라는 용어가 있다고 합니다. 제가 이해한 대로 설명하자면, ‘독창성의 불이익’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대화를 할 때 내용이 참신하고 독창적일수록 오히려 상대의 관심과 집중력은 떨어지는 현상입니다. 보통 내가 하는 이야기에 대해 상대가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지 못하면, 상대는 금방 대화의 흥미를 잃어버리는데요.
예를 들어, 예비역들의 군대 이야기는 자기들끼리만 재밌지, 어린 학생들 앞에서는 그저 지루한 아재토크 일 뿐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이런 경우를 많이 경험하는데요. 해외여행 다녀와서 동료들에게 여행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일종의 위화감을 느끼게 됩니다. 어느 순간, 혼지만 신나서 떠드는 듯한 그런 느낌 말이죠.
지난해 저는 인천 송도로 호캉스를 다녀왔습니다. 즐거운 호캉스 이야기를 상기된 얼굴로 신나게 동료에게 설명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호텔에서 멋진 야경을 보며 즐겼던 저녁 뷔페, 객실에서 잠들기 전 즐긴 와인, 그리고 아침 조식까지 신나게 열을 올리며 설명하는데, 문득 호캉스 이야기에 빠져있던 사람은 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 껏 들떠 있는 저와는 다르게 동료 들는 시큰둥한 표정에 영혼 없는 리액션만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사람은 새로움보다 익숙함을 좋아한다.
내 머릿속 경험은 정말 생생하다.
그때 경험했던 향기와 냄새, 그리고 맛이 느껴지고,
그때 보였던 모든 풍경과 다채로운 색깔이 눈앞에 펼쳐진 듯하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사람들도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을 똑같이 느끼고 있다고 가정한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Gus Cooney 교수의 말인데요. 내게는 생생한 여행의 감동이 똑같은 즐거움으로 상대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의 연구진은 참신한 주제와 익숙한 주제에 따른 대화의 선호도를 조사했는데요.
실험 참가자들을 3인 1조로 나누고, 3명에게 각각 두 개의 짧은 비디오 중 하나를 보여주었습니다. 두 비디오는 서로 연관 없는 내용으로 하나는 ‘까마귀의 지능'에 대한 내용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탄산음료의 제조’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세 명 중 한 명을 ‘스피커’로 지정했고, 나머지 두 명을 '리스너'로 지정했는데요. '스피커'에게는 자신이 봤던 비디오 내용을 두 명의 '리스너'에게 2분 동안 설명하도록 했고, 연구진은 그 이야기를 듣는 ‘리스너’ 들이 대화를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 반응을 조사했습니다.
대부분의 리스너들은 자신이 봤던 비디오와 동일한 내용을 설명하는 스피커의 이야기를 선호했습니다. 반면에 자신이 모르는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스피커의 이야기에는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는데요. 해당 실험에서 이야기에 담긴 새로운 정보가 누구나 흥미를 느낄 정도로 참신한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리스너들은 자신이 모르는 내용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실험을 진행한 Cooney 교수는 실험 결과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는데요.
화자와 상대가 가진 정보의 차이가 이런 현상을 일으킨다.
만약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하게 되면, 상대는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모든 것을 이해할 충분한 지식을 상대가 갖지 못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상대게 이미 친숙한 주제로 이야기한다면, 상대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으로 이러한 정보 차이를 스스로 채울 것이다.
생생한 스토리텔링에 자신이 없다면, 누구나 알 법한 주제로 대화하라!
대화 주제를 선정하는 데 있어, 굳이 상대가 모르는 주제를 선정하기보다는, 상대에게 익숙한 주제를 선정하는 것이 상대의 호감을 얻는데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만약 조금은 생소한 주제로 상대와 이야기 나누어야 한다면, 스토리의 생생함을 전달하기 위한 세밀하고 정교한 표현기술이 반드시 필요한데요. 그래서 평소 말할 거리를 해 두고, 생생한 스토리텔링의 기법들을 익히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생생한 스토리텔링에 자신이 없다면, 상대에게 익숙한 이야기,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이야기,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 그리고 함께 했던 경험과 활동 이야기처럼 익숙한 주제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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